들녘마다 내년을 준비하는 흙 가꾸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퇴비를 넣어주고, 흙을 갈아주는 등 여러 작업을 하면서도 그것들이 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농사짓기 좋은, 살아있는 흙을 만드는 8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지력을 구성하는 3가지 요인=토양의 물리성과 화학성·생물성은 땅심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기본이며, 이를 좋게 하는 것이 흙을 살리는 올바른 방법이다.
물리성을 좋게 하려면 우선 작토층을 넓고 깊게 만들어줘야 한다.
모든 작물은 뿌리로 양분과 물을 흡수한다. 따라서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운 유효토층이 깊어야 뿌리가 잘 뻗을 수 있다.
여기서 뿌리가 뻗어나가는 범위를 작토층이라고 한다.
땅을 갈아주면 흙이 물을 머금고 있다가 작물에 공급해주고, 필요 이상의 과도한 물은 빨리 빠지게 하는 기능이 좋아진다. 공기가 잘 통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뿌리 건강에 중요하다. 바람과 물살에 견디는 힘이 좋아야 토양침식을 막을 수 있다.
화학성은 흙이 작물 생장에 필요한 양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를 제때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급하는 능력을 말한다. 충분한 양의 양분이 토양에 공급되야 하지만, 양분 과잉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토양완충능력을 높이기 위해 토양산도(pH)와 산화환원전위가 적정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중금속 등 각종 유해물의 함량이 높으면 땅심이 나빠지게 된다. 이를 분해할 수 있는 물질을 식물 또는 미생물이 풍족하게 만들어내야 한다.
생물성은 유기물 분해와 질소고정(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것)처럼 작물에 도움이 되는 생물활동은 높이고, 병원균이나 해충처럼 해로운 생물활동은 억제해야 한다.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을 위해서는 위의 여러 가지 땅심을 구성하는 요인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8가지 땅심 향상 방법=토양 개량의 방법
①퇴비 주기 ②무기질 토양개량제 주기 ③화학비료 주기 ④흙섞기(객토)와 깊이갈이(심경) ⑤돌려짓기(윤작) ⑥물 관리 개선 ⑦비료 주는 방법 개선 ⑧유기질비료 이용 등이 있다. 어느 한 방법만으로 땅심을 완전히 돋울 수는 없고, 농장의 상태를 판단하여 필요한 몇 가지 작업을 조합해야 한다.
퇴비를 줄 때 양분을 공급하는 비료적 효과를 주로 원한다면 축분퇴비가 적당하며, 흙의 물리성과 생물성을 좋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 식물성 퇴비를 선택한다. 무기질 토양개량제 중 석회질 자재는 토양산도 교정 역할을 하며, 제올라이트는 비료와 물을 보유하는 능력을 높이고, 버미큘라이트는 물과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하므로 적절한 것을 골라 사용하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화학비료는 애초에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이 부분의 기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화학비료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서 토양의 미생물상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흙섞기와 깊이갈이는 토양이 나빠졌을 때 물리성을 개선하기 위해 하는 것으로, 화학성이 다소 좋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새 흙을 섞어주면 병해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유효토층이 얕은 곳은 건강한 흙을 보충해줘서 땅깊이를 깊게 해줘야 한다. 같은 작물을 계속 재배하면 물리성과 화학성이 나빠져 연작장해를 입게 된다. 이때 다른 작물을 돌려짓기하면 유효미생물이 늘고, 병해충이 억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