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왕벚나무 |국립수목원 제공
제주에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일본의 왕벚나무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다른 식물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명지대·가천대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목본 식물인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의 전체 유전체를 완전 해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제주에 산재하는 왕벚나무 기념목과
일본·미국에서 수집한 일본 왕벚나무의 유전체 서열을 모두 해독해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제주 왕벚나무는 제주에서 자생하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벚나무나 산벚나무를 부계로 해 생성된 1세대 자연 잡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전체를 비교·분석한 결과 제주 왕벚나무는
일본 도쿄와 미국 워싱턴에 심겨져 있는 일본 왕벚나무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식물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타가 수분(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두 식물 사이에 수분이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서만 번식하는 벚나무 종들이
제주도라는 섬의 고립된 환경에서 서로 다른 종간에 꽃가루받이를 허용해 번식이 가능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왕벚나무가 종간 잡종으로 탄생했음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일본 왕벚나무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오오시마 벚나무를 부계로 형성된 인위 잡종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체로부터 확인한 야생 벚나무류의 잡종화를 통한
왕벚나무의 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유전체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게놈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문정환 명지대 교수는
“야생 수목의 유전체를 완전하게 해독한 것은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사례”라며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을 통해 왕벚나무를 둘러싼 원산지와
기원에 관한 논란을 마무리지을 수 있는 해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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