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병의 분류
나무에 병이 생겼을 때, 그것이 전염성병인가, 아니면 비전염성병인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모든 이상 증세를 전염성병이라고 단정짓게 되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농약을 오남용할 수 있습니다.
전염성병: 곰팡이, 세균 등의 병원체가 식물 세포에 침투하여 생긴 병으로서, 감염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피해 부위가 점차 확대됩니다. 대부분의 병징은 불규칙한 반점의 형태를 갖고 있으며, 병원체에 맞서 방어벽을 형성하는 흔적이 관찰됩니다.
비전염성병: 무기양분 또는 수분 부족, 과습 또는 오염 토양, 고온 또는 저온, 공해 및 화학물질(제설제, 제초제 등)이 원인이 되어 생긴 병으로서, 병원체와 관계가 없습니다. 서서히 감염이 진행되는 전염성병과 달리 피해가 급속히 진행되는 특성을 보이며, 병반은 대체로 규칙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2. 병징과 표징
병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사람의 육안으로 관찰되는 병징만으로는 곤란합니다. 최소한 돋보기를 통해 피해 부위를 확대하여 병원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표징이 존재하는지 그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병징(病徵; symptom): 병원체 또는 환경 요인에 의하여 건전한 세포, 조직, 기관 등에 이상이 생겼을 때, 외부로 드러나 보이는 비정상적인 모습으로서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증상입니다.
표징(標徵; sign): 전염성 병의 경우, 육안 또는 돋보기로 관찰 가능한 병원체의 모습입니다. 곰팡이가 원인이 될 경우엔 대체로 표징의 식별이 가능하지만, 세균 또는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병원체의 크기가 미세하기에 광학 현미경 또는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병원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즉 세균과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전염성 병의 경우에는 표징이라 하지 않고 병원체라고 부릅니다.
▲위 자료 출처: 나용준, 조경수의 병해관리 강의 중에서, 2009년 조경수 관리자 교육,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주최
상부는 사람의 눈에 드러난 병징의 모습입니다. 병징1과 병징2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병징3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먼저, 병징3을 살펴보면, 병반(病斑=병으로 생겨난 무니)의 형태가 규칙성을 보이며 잎의 끝에서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모습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비전염성병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표징3을 살펴 보면, 역시 병원체로 의심할만한 곰팡이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론은 염화칼슘에 의한 피해이며 전염성병이 아닙니다.
병징1과 병징2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표징을 살펴 보면 뚜렷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병징1은 표징1과 같이 병원체가 되는 곰팡이가 발견됩니다. 따라서, 전염성 병인 '얼룩무니병'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병징2는 표징2에서와 같이 병원체로 의심되는 표징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곰팡이가 원인이 되는 전염성 병이 아니며, 고온 건조기에 수분의 결핍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볕데임 현상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염성병과 비전염성병을 구분하기 위한 기준으로 '표징의 관찰'은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나무를 재배하고 조경수를 관리할 때에는 항상 돋보기를 휴대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도 잘못되기 때문입니다.
4. 다양한 종류의 병징과 표징들
▲위 자료 출처: 나용준 외, 수목병리학, 향문사, 28~29쪽
위 자료 출처: 나용준 외, 수목병리학, 향문사, 28~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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